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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수기

아버지를 그리며 - 한정숙

작성년도 : 2005년 60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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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그리며

- 한정숙

 

 

 

오늘따라 사랑하는, 너무너무 보고싶은 아버지 생각이 난다.

 

없는 세상에서 먹을것 입을것이 없어서 죽 한사발 후루룩~ 드시고 산에 나무하러 가셨다가 집에 돌아오셔서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굴러떨어질 번했다."고 천이 낡아떨어져서 발가락이 내다 보이는 겨울 동화끈을 허리 구부리고 풀던 모습이 너무 눈에 밟혀 지금도 눈시울을 적신다.

 

먹을걱정 입을걱정 없는 이 천국땅에서 살까기(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끼니도 제대로 먹지않는 나를 보며 어쩌면 이렇게 판이한 세상일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그곳에도 땅이 있고 공기가 떠돌아다니고 냇물이 흐르고 농사를 짓지만 왜 이렇게도 판이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가 중국으로 들어오신 아버지를 내가 중국에 넘어온 다음부터 소식이 끊겼지만, 몇일전 한국에 오시려고 중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들어가려다 붙잡혀 북송되어 갔다는 아버지 소식을 듣고 밥맛을 잃고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왜 우리는 올수있는 길을 아버지는 왜 , 붙잡혀가셨는지...굶주림 속에서도 강하게 버틴 아버지이신데 그 쯤한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해서라도 좀 넘어 오시지 그랬어요...

 

아버지, 그 험한 감옥 생활 꼭 버텨내세요!

아버지, 살아만 계셔주세요...제발 제발 살아만 계셔주세요...

나 아직까지 아빠한테 이밥에 고기국 한번도 대접 못했는데..

내가 대접한건 멀건 국수죽에 무우절임 몇조각 뿐인데...

내가 아버지한테 효도할 시간을 주세요.

옥중생활 꼭 버텨 내셔야해요.!!

 

20051월 한정숙 일기중에서...

 

 

2006-05-10 18:41:40

출처 : 탈북자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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