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이 김정일 장군에게 올립니다." - 아침이슬 > 탈북민 수기

본문 바로가기

탈북민 수기

"아바이 김정일 장군에게 올립니다." - 아침이슬

작성년도 : 2005년 615 0 0
  • - 별점 : 평점
  • - [ 0| 참여 0명 ]

본문

"아바이 김정일 장군에게 올립니다."

- 아침이슬

 

 

김정일 장군 당신은 알고 있는지..

당신의 독재와 권력앞에서 몸부림치며 떨고 있는 2천만이 넘는 북 주민들의 모습을...

 

거기에 썩어서 문드러져 형체를 가늠할 수 없는 당신의 독재 모습을..

 

한 개 나라를 한가정이라 일컬으면 북한도 분명히 한가정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면 그 가정의 어버이는 바로 당신..

 

그런데 어버이 잘 못 만난 자식들 한 여름의 누에가 뽕밭에서 흩어지듯 살길 찾아 먹을 것 찾아 자유찾아 끊임없이 유랑의 길을 선택하여 몸도 찢기고 마음도 찢겨 아픔에 피고름을 쏟고 있는 줄 당신은 알기나 하는지.. 인권과 정의를 사랑하는 언젠가 한때는 나도 당신께 충실한 딸이라 자청하였던 한사람으로써 묻고 싶구려.

 

당신은 쓰러져가는 당신의 독재에 아직도 눈먼 충실성을 바치고 있는 미친자들한테 탈북자들을 탄압하게 하고 죽음의 길로 몰아 붙이고 차디찬 감옥의 철창 속에서 몽둥이에 묻어나오는 불쌍한 사람들의 살점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도 머리와 심장에서는 고향에서 당신의 나라에서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이국의 들가에 피여난 꽃도 내나라 꽃보다 곱지 못했소

.....

벗들이 부어준 한모금 물도 내고향 샘처럼 달지 못했소

.....

노래도 아리랑 곡조가 좋아 멀리서도 정답게 불러보았소

랄랄랄라랄랄라 라랄랄라라 내사는 내나라 제일로 좋아

 

참좋은 노래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당신의 나라에서 태여나고 당신과 김일성수령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 사람이 이세상에서 태여났다 언젠가는 가야하는 일생이지만 재수 좋고 운좋은 사람으로 태여났다고 자부심을 갖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날로 철들어 가고 당신의 독재탄압이 심하여 갈수록 거리거리에 꽃제비들이 늘어나고 주변에서 굶어서 피골이 상접하고 기아에 허덕이다가 죽음을 맞는 사람들을 볼 때 내가 비로서 깨달음...

 

그것은 당신의 독재하에서 태여난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운나뿐 사람이였는지..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가 되여 당신과 김일성 수령을 천하의 무적 장군이고 한없이 자애롭고 인자하신 어버이로 칭송한 내입이 너무 너무 쓰게만 느껴졌고 때론 불쌍한 내부모님도 원망하여 봤습니다. 왜 하필이면 당신의 독재 체제에 떨어져 북한에서 살면서 나를 낳았느냐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하는 정든 고향과 부모형제 떠나 이역의 싸늘한 길가에서 헤매이길 원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가요... 우리의 탈북은 바로 당신이 주도한 것이라 봅니다.

 

우리가 당신 나라에서 삶의 처절함을 느끼지 못하였다면 왜서 탈북을 시도하였겠습니까. 당신때문에 살 수가 없어, 살고 싶어 탈북하였는데 바로 당신이 우리를 탈북하게하고는 왜 인제와서 탈북자들한테 그처럼 피눈이 되여 못되게 구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당신이 한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오히려 고향 잃고 부모형제 잃고 이역땅에서 짖밟혔던 우리의 인생에 대한 보수와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참 추억은 쓰던 달던 항상 새로운 것.. 내가 당신의 나라에 있을때 생각이 나네. 김일성의 생일을 맞으며 기업소(공장) 공연준비를 하고 시연회(리허설)를 마치고 나서 북한말대로 하면 디스코를 추면서 놀다 당위원회 간부한테 들켜 혼쭐이 나던 그 일이... 그때 안전부에 붙잡혀 가서 맞기도 맞았지..

 

부르죠아 날날이풍에 물젖은 아주 위험한 인간이라면서 머리끄뎅이를 잡고 벽에다 얼마나 쪼아 대던지. 그때 나한테 때린 그 안전원 지금 보면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보다 더 기막힌건 90년대 김일성이 사망하여 매일하는 애도식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아이고 수령님 이렇게 가시면 우리나라는 어떡합니까.." 하면서 목놓아 우는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뒤에서 몰래 친구하고 킥킥 거리다 들켜서 보위부에 구류되어 얼마나 두드려 맞았는지..

 

그때 쓴 비판서가 장편소설집 만큼이나 두터울 걸..

 

주제넘지만 한때는 당신을 어버이라 불러봤던 한사람으로써 간절히 충고하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이세상에 태여나 지금껏 나라와 민족앞에 지은 죄를 진정으로 씻고 이제 얼마 남지않은 생이라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려면 아직도 당신의 밑에서 기를 못 펴고 인간이하의 환경에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불쌍한 당신의 백성들에게 사죄하고 생활의 편리와 인권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보아집니다.

 

태여나 말을 배우면서 제일 먼저 익혀오는 엄마와 오직 당신 김일성이와 김정일 장군들에게만 "고맙습니다 충성을 다하렵니다.." 이렇게 인간이 노봇화된 불쌍한 당신의 백성들을 독재의 노예 속에서 인제는 풀어주어야 할때가 왔나 봅니다.

 

당신도 인젠 나이도 있고 남은 생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떠나는 길은 죄를 씻고 가벼이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소문에 북한에서도 이 싸이트를 본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도 보겠지요. 비위를 건드리는 말이지만 너무 상심 마시고 이 글을 빨리 보아주십시오.

 

한때는 당신을 제일 존경하고 무서워했고, 지금은 당신을 제일 미워하고 불쌍히 여기는 탈북여성 올림..

 

2005930일 아침이슬

 

 

2005-09-30 11:01:20

출처 : 탈북자동지회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