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시화: 평양의 시와 인물들
책 정보
서글피 탄식하고 엄숙히 두려워하며
관서關西의 한 문인은 천겁 변방의 문학사를 써내려갔다
소외의 땅 평안도 지역문학의 집대성 김점의 『서경시화』
조선 후기 평양 출신 문인 김점(金漸, 1695~?)의 『서경시화(西京詩話)』와 별권의 부록편인 『칠옹냉설(漆翁冷屑)』을 ‘서북지역문인’ 연구로 학위를 받은 고전문학자 장유승이 현대어로 옮기고 주해와 서설을 단 책이다. 고대부터 18세기 초까지 평안도 지역문인과 작품들을 통시적으로 정리하여 그 자체로 하나의 체계적인 지방문학사를 구성했다. 지역의 문학을 정리하겠다는 확실한 목적의식 하에 편찬된 조선시대 시화서로는 이 책이 유일하다.
근세의 한 시절 배척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비운의 땅, 평안도. 김점이 개괄하는 이곳의 문학사는 한마디로 ‘쇠퇴의 문학사’다. 다만 쇠퇴라는 관점은 작가나 작품의 양적 질적 저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인에 대한 차별이 심화되면서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사라지고, 그 문학적 성취가 사장되고 말았다는 현실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소외야말로 문학의 힘이런가. 김점은 서북의 소외가 심화될수록 오히려 문학의 외연은 확장되는 모습을 통찰해냈다.
우리 고전문학의 정수를 가려 꼽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시화총서시리즈’의 어느덧 일곱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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