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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관련 저서

평양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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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다운 | 출판사 : 청 | 출판일 : 2021.01.20
판매가 : 13,000

책 정보

『평양 누아르』는 〈하얼빈행〉, 〈암거래 되는 여성들〉, 〈연해주 구상의 좌절〉, 〈얼렌하우트행〉, 〈그들의 정체〉, 〈쿤밍 참사〉 등을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 소개

2019년 10월 중순, 30년 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 의신마을은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빨치산의 원혼이 깃들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곳이 되어 있었다. 도로변에는 제법 규모가 큰 모텔들과 식당들이 늘어 서 있었다. 관광지로 변한 그곳은 빨치산의 주요활동무대, 옛날 빨치산이 토벌대에 쫓기며 최후를 맞이하던 무렵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이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 빗점골 주변 지역으로서 씻을 수 없는 민족의 아픔을 품은 현장이었다. 그러나 원한이 깃들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뒤로 한 채 연면히 이어져 온 대립과 갈등은 민족의 수치요 자기 부정이 아닐 수 없다. 과거 독립투쟁 세력의 분열과 오늘 날 통일 주장 세력의 분열 양상은 어딘지 닮은꼴을 하고 있다. 지나간 역사와 현재의 남북 분단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밖으로 내세우는 주장과 명분은 나라를 구하고 민족의 활로를 찾는다지만 실은 민족세력과 공산주의세력의 권력다툼이 바탕에 흐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도 이러한 분열의 세력다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볼 때 보다 큰 틀에서 역사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한반도의 명운 전도에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이러한 때에 문단에서는 남북문제에 대한 관심과 접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관련 작품이 드물게 모습을 드러낸 지 오래 되었다. 이제는 남북문제라면 마치 식상한 메뉴가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인류의 대재앙을 가져온 2차 대전이 끝난 후 인간의 실존에 관심을 가진 실존주의문학이 등장했다. 그렇게 무자비한 대재앙을 겪고 난 뒤 인간이 뼈아프게 반응한 결과였다. 그 후 냉전시기를 거쳐 오늘날에 와서는 아프가니스탄을 비롯 시리아 등 중동지역, 동남아시아지역에서 발생하는 난민문제가 큰 화두로 등장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기근과 아사, 억압적 반인권 탄압을 피해 강을 건너기 시작한 탈북 난민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난민시대에 탈북현상은 세계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게 되었다.

날이면 날마다 북한에서의 뼈아픈 고난과 국경 연선에서의 인신매매, 탈북과정에서의 위기를 겪은 탈북민들의 호소와 소망 방송을 들을 수 있지 않은가. 그들의 탈북 동기와 고난의 행로를 보면 다시 실존문학 차원에서 작품을 다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도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문단의 경향을 볼 때 굳이 앙가쥬망(참여문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작가의 사회적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가, 한번쯤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 한민족의 분열과 대립 앞에 선 필자는 10여 년 간 단편들을 통해 미약하나마 한민족이 당면한 오늘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끌어 보려 했으며(소설집 동토의 탈주자들), 이제 그 동안의 남북문제 천착 끝에 결과물로서 이 작품을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는다.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은 1953년 9월 17일 밤 지리산 빗점골 너덜바위에서 군 토벌대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었다. 그러나 이 결론을 둘러싸고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는 몇 가지 의문점과 이현상과 박헌영, 이현상과 김일성 간의 미묘한 관계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가져오게 되었다. 해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작품의 성격상 빨치산 지도자 이훈상과 관련된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창조된 것임을 밝혀 둔다. 작품에 활용된 자료들은 말미에 있는 참고문헌을 참고하기 바란다.

『평양 누아르』는 살인마가 된 빨치산 후손 사내의 정체를 통해 1950년대 초 남한 빨치산 지도자의 최후를 둘러싼 북한 권력층의 음모와 배신, 그리고 빨치산 역사를 다시 조망해 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서 다시 쓰는 빨치산 문학이라고도 감히 자부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울러 오늘날 3대 세습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삼아 북로당계와 남로당계의 권력암투가 빚은 어두운 그림자를 오늘 우리 앞으로 끌고 와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여 흐르는 반민족적 분열적 요인을 꿰뚫어 보고, 한민족의 후손인 오늘을 사는 세대가 민족의 통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바라건대 저 남만은 물론 북만을 넘어 연해주와 시베리아, 그리고 멀리 중앙아시아까지 유랑생활을 해온 한민족의 후손들이 한반도로 몰려 올 희망의 새벽을 위해서 여명을 우리 앞으로 앞당겨 와야만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여러모로 협조해 주신 출판사 청어 편집진에게 감사를 드린다. 특히 이영철 대표의 이 작품에 대한 열성, 즉 문장 하나 하나, 표현의 정확도를 위해 시간과 관심을 쏟은 것을 볼 때 출판인으로서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작가의 산고를 함께 겪는 것 같은 모습에 새삼 놀라움과 함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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