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에서 북한쓰레기를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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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생활 쓰레기 안에 감춰진 보물찾기
어느 날 백령도를 여행하던 중에 해안가에서 낯선 포장지 하나를 발견했다. 분명히 한글로 쓰였는데 한국제품은 아니었다. 평양공장, 국규(국가규격), 단물 등 단어를 자세히 살펴보니 다름 아닌 북한 제품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서해5도 곳곳을 누비며 쓰레기더미를 뒤졌다. 북한과 인접한 해안가에는 파도에 떠밀려 온 북한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다. 이 지역에서 수거한 북한 생활 쓰레기 제품 포장지는 모두 708종의 1,414점이다. 당과류와 음료류는 물론 식품류와 잡화류 그리고 의약품까지 실로 그 종류가 엄청나다.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에서 어떻게 이리도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었다. 그렇게 하나둘 모은 생활 쓰레기는 북한 사회를 읽는 소중한 자료이자 보물이 되었다. 생활쓰레기 포장지는 북한 제품의 브랜드와 디자인, 생산공장 현황 그리고 정치선전을 엿볼 수 있다. 북한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서해안의 〈평양마켓〉으로 함께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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