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로 간 한국전쟁
책 정보
마을로 내려 간 국가폭력, 전쟁이 일으킨 참극
모든 전쟁은 비극이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다.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민간인이다. 총, 탱크 등 각종 무기로 무장한 국가폭력에 민간인은 벌거숭이나 다름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섯 곳의 마을을 저자가 취재한 결과물이다. 진도의 현풍 곽씨 동족마을, 금산군 부리면의 해평 길씨 동족마을 등이 책이 다루는 곳이다.
황석영의 소설 「손님」은 풍천 대학살이 미국이 저지른 대학살이 아닌, 한 마을에서 같은 마을 사람들이 벌인 참극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이웃사촌을 죽인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저자는 마을에서 벌어진 주민들 간의 상호 학살이 국가 폭력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북한은 인민재판으로, 남한은 보도연맹 사건 등 인민군에 협력한 사람을 대거 처단했다. 이 과정에서 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는 참극이 벌어진다.
남한과 북한의 정부가 마을 깊숙이 들어와 내부의 적을 제거하려고 한 이유는 두 정부 모두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단일정부가 아닌, 반쪽짜리 정부였고 이 때문에 이들 양 국가는 하나의 선택만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살상이 벌어진다. 저자는 10여 년간 해당 지역을 현장 답사하며 관련자 구술을 채록하며 얻은 연구 결과물을 『마을로 간 한국전쟁』에 담았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