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본주의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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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점점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을 타개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주시하면서 외교적 실리만을 좇으려 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외교ㆍ정치적 게임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가 정치적 치킨게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북한 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와 국가적 통제는 견고하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적 제스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북한의 경제활동에서 시장(장마당)이 가지는 의미와 그 실질적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 같은 회색경제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여가를 누리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법을 찾고 있다. KBS나 중국을 통해 송신되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신호가 잡히는 곳의 북한 주민이라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평해튼(‘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에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바일 기기에 시선을 빼앗긴 남녀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청진은 북한 최초로 스키니 진이 인기를 끈 지역이다. 미용 상품 수입도 활발해서 중국에서 BB크림을 수입하고,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쌍꺼풀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저자들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한다. 이는 ‘미치광이’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상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보기에, 중기적으로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 국가 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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