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에서 부산까지

책 정보
-서 문-
나는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평생을 바친 사람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인민군에 선발되어 낙동강 전선으로 향하던 기차를 탈출한 북한군이었기도 합니다.
내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북한군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일어났다는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한이 북한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된 것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입니다.
내 나이 벌써 아흔둘입니다. 내가 죽기 전에 북한의 남침을 위한 수개월간의 전쟁준비, 즉 철도를 이용하여 전쟁물자와 전차, 대포, 탄약 등을 남쪽으로 수송함으로써 남침을 준비함과 동시에, 병력 동원을 목적으로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군사 교육을 실시하고, 또 입대지원서를 사전에 받아둠으로써 즉각 투입 태세를 갖춘 것 등, 내가 두 눈으로 분명히 목도(目睹)하고 몸소 겪었던 북한의 남침을 위한 사전준비를 확실하게 밝혀 기록에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이 이 글을 쓰게 된 첫 번째 동기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 인민군에서 탈출, 남한으로 월남하여 미처 정착하기도 전에 국민방위군(國民防衛軍)에 차출되어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참한 환경을 경험하였고, 또한 그로 인해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목격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불상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이 글을 쓰게 된 또 하나의 다른 동기이기도 합니다.
짧은 시절 한때를 극(북한)과 극(남한)에서 질곡(桎梏)의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내가 경험하고 체험한 모든 것을 밝혀 두는 것이 이 나라를 위한 나의 책무라 생각하여, 부족한 필력이지만 이 글을 쓰는 바입니다.
2024. 6
저자 이 영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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