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반도 통일 대계: 전문가 인식조사를 중심으로
책 정보
본 과제의 목표는 전문가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통일 한반도 비전을 구체화하고 비전 형성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먼저 통일비전 형성을 위해 비전이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론적으로 탐색(2장)하고 통일환경 평가(3장) 및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포함한 기존 통일담론 성찰(4장)을 통해 핵심 질문 도출한 후 국내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는 먼저 통일비전 형성을 위해서 통일비전에 대한 명확한 의미를 규정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 전문가들 사이에도 통일담론의 위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통일비전에 있어 일정 부분 합의된 견해를 보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평화와 자유, 그리고 민주를 통일 비전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경제적 번영이 통일을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 이념인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판단을 내렸다.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52%가 번영을 통일의 핵심 이념으로 선택하였다. 통일비전을 마련하는 데 있어 한반도 차원의 정책환경 평가도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탈냉전 시기와 현재 북한의 모습 △ 국내적으로 1990년대 초반 통일에 대한 높은 열망과 현재의 낮은 지지도 △ 현재 남북 간 비교 시 한국의 압도적인 국력 등은 지난 30년간 통일환경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국내적 차원의 지표이다. 한반도 차원의 환경 분석은 새로운 통일비전을 구축하는데 유의미한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반 환경 평가 차원에서 필수적이며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발표된 1994년 전후 탈냉전의 시기와 2024년 현재 미중 전략경쟁이 도래하고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가 약화하고 있는 통일환경의 공통점은 역시 급변하는 대내외 정세의 역동성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남북 간의 국력 차이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작용한 것이다. 한국의 압도적인 국력은 북한이 우리의 존재를 불편하고 위협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2024년의 한반도 차원의 통일환경은 더욱 녹록지 않다. 최근 북한의 대남노선 변화에는 북한과 한국의 국력 차이와 북한의 정세, 그리고 핵무력 발전 기반의 자신감 등이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국력 차이는 북한으로서는 불편하고 위협으로도 인식할 수 있는 요소로, 적대적 대남관계 구축을 통해 돌파하고자 한다.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도 2024년 한반도 차원의 통일환경 변화의 핵심 변수 중 하나이다.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 북한의 적대적 2국가론이 남북관계와 남‧북한 내부 그리고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특히 북한의 대남 강경 정책 노선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김정은 정권이 대내외적 변수에 직면할 때 또다시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였다. 북한이 대남정책의 변화로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국지적이고 산발적인 군사 도발을 통해 남북이 ‘교전 중에 있는 적대적 관계’임을 증명하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김정은 정권은 남북관계 단절의 원인을 남한에 전가하면서, 북한 내부 체제 결속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일방적인 적대적 2국가로의 남북관계 주장은 남북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내부에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민의 심리적 불안과 경제적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2국가론 인식의 확산이 우려되며,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갈등의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도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주민들의 가치관과 통일관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으며,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통일’이라는 목표가 상실되면서 대남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여기에 북한 당국의 주민 통제가 강화될 경우 외부 정보가 차단되어 불만이 증폭되고,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본 과제는 통일비전을 마련하는 데 있어 한반도 차원의 정책환경 평가와 더불어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을 고찰하고 통일비전 형성에 미치는 함의를 탐색했다. 먼저 지금까지 정부의 통일방안이 변화한 배경과 과정, 그 내용을 분석하였다. 역대 정부의 통일방안은 다양한 국내외적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해 왔다. 본 과제에서는 전문가 인식조사를 기반으로 현재 통일방안의 수정 필요성과 수정 가능성, 바람직한 수정 방식, 비핵화와 통일방안의 결합 방법, 통일방안의 활용 방식 등을 논의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전문가가 통일방안의 명칭, 자주의 원칙, 통일과정 중 ‘남북연합’ 단계에 대해서 수정이 필요하며, 수정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통일방안을 실제로 수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통일방안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중론이었는데, 대북정책이 정치화된 현재 사회적 합의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함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통일비전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의 대북‧통일정책은 견고한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이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셋째, 그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는 통일비전을 구축하는데 국제적인 시각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넷째,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이로 인한 국내적 환경의 변화를 보며 대북‧통일문제에 대한 다양한 국내적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 다섯째, 북한의 적대적인 2국가론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관계에 관한 주장이 한민족을 부정하는 반통일적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북핵문제와 통일문제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남북통일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가 어디에 위치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결정자와 전문가를 아우르는 논의가 요구된다.
* 출처 : 통일연구원 전자도서관 (https://www.kinu.or.kr/library/10110/contents/7139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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