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국경을 만들고 허문다
책 정보
학술 무브먼트 ‘아케이드 프로젝트’ 시리즈 제3권. 단둥에서 국경을 생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네 집단인 북한사람, 북한화교, 조선족 그리고 한국사람의 생활 현장을 밀착 조사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단둥에 가보지 못한 독자를 위한 여행서로 재구성한 책이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실제로 관광가이드이기도 한 저자는 단둥의 네 집단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가면서 그들 고유의 관계 맺음과 이로 인해 이뤄지는 특수한 생활방식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국경무역과 국경관광을 생업으로 하는 네 집단 사람들이 각자가 속해 있는 국가(북한·한국·중국)의 정세를 의식하며 일터에서 ‘국경 만들기’를 시도하면서도, 이러한 정세가 자아내는 긴장 관계의 이면에는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각 집단의 구성원이 물리적·상징적 ‘국경 허물기’를 실천한 교류의 역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본격적인 현장연구에 들어가기 전 단둥 현지인과 아무런 연이 없던 저자가 단둥에 대해 이것저것 묻자 “안기부에서 왔습니까?”라고 질문을 받거나 화장실에서 연구 내용을 기록했던 쉬이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비롯해,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인해 공식적으로는 서로를 챙겨주지 못하지만 식당에서 조용히 술값을 계산해주거나 경조사를 북한화교, 조선족 등을 통해 대신 챙기는 한국·북한사람 간의 잔잔한 모습 등 저자는 근 10년간 애착을 가지고 바라본 단둥의 네 집단이 만들어가는 복잡다단한 풍경 속에서 국경 연구와 통일의 현주소를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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