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 마약산업의 주요 실행 주체와 생산 시설 연구
저자의 다른책
책 정보
본 연구는 북한 마약산업의 주요 실행 주체들과 생산 시설들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시사점들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한의 마약류 생산과 밀매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문제는 1945년 8월 분단 직후에 시작된 북한의 범죄이자 수입원이다. 북한은 1970년대까지 비교적 소규모 형태였던 ‘마약사업’을 1980년대부터 ‘산업’ 수준으로 확대해 오늘날까지 범죄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당국 주도 마약 생산과 밀매는 이렇듯 오래된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태는 단편적으로만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1990년대부터 본격화된 북한 마약산업의 주요 실행 주체와 생산 시설들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 연구는 1945년부터 1980년대까지의 북한 마약 문제 연구들의 후속 연구로서 향후 북한의 마약류 생산 역량(기술․규모), 네트워크와 패턴 진화, 한반도 및 국제사회에 대한 파급 실태 등을 분석하기 위한 토대 연구 성격도 갖고 있다. 북한의 마약산업 실행 주체들은 일반적인 범죄 신디케이트들과는 달리 수령으로부터 마약산업 운영 권한을 위임받은 직속 일꾼들과 특수기관들을 일컫는다. 즉 이 주체들은 수령 독재하에서 공작, 테러, 무기, 무역 등을 수행해 왔으나 수령에 의해 마약산업 운영 권한들이 더해진 것이다. 그 신디케이트들로는 장성택과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중앙당 39호실, 작전부(정찰총국), 국가보위성, 군 보위국, 제2경제위원회 등이 있다. 그리고 이 신디케이트들이 관리하는 마약 생산 시설들로는 라남제약공장, 만년제약공장, 흥남제약공장, 국가과학원, 공작기관 소관 시설과 제3국에 소재한 생산 시설들도 있다. 북한의 마약산업 실행 주체들은 수령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처형, 해임, 숙청, 퇴출될 수 있고 다른 세력들로 대체될 수도 있다. 또한 생산 시설들도 실행 주체들의 신변 변화나 보안상의 이유로 임시 폐쇄와 재가동, 이전 등을 반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산업은 현재까지 중단된 적이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수령과 지도부는 일반적인 마약 카르텔처럼 중간 책임자 교체, 생산 시설 이전, 밀매 루트 변경 등 일시적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마약산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김정은 독재체제의 당국자들은 김정은의 이익과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률, 국경, 도덕의 경계를 쉽게 넘나들고 있다. 따라서 마약 범죄만을 봤을 때 북한이 ‘범죄 국가’나 ‘마피아 국가’라는 인식을 넘어 ‘국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대상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북한에서는 ‘민간’ 범죄조직이 자생해 당국에 침투할 수 없고, 수령과 지도부 자체가 태생적으로 범죄적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범죄 주체가 형벌 주체가 되는 것도 모순이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