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하는 공화국
책 정보
2023년에 북한이 정찰위성을 탑재한 운반로켓을 발사했을 때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우리 공화국”의 위대한 달성을 찬양했다. 그 반면에 한국이 누리호 3차를 쏘아 올렸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우주강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며 반겼다. “우리 공화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라는 표현은 특정 정치적 또는 헌법적 공동체를 뜻하기보다는 한민족과 그의 고대 영토를 뜻한다. 일본어의 “와가쿠니”가 이와 유사한 단어이다.
대통령의 이 발언은 나에게 놀랍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참사나 인권유린과 같은 모든 잘못된 것들은 언제나 국가의 탓으로 돌려지는가 하면 모든 성공과 자랑스러운 업적은 무조건 민족이 이룩한 것으로 다뤄진다.
이 책은 이러한 국가정신의 결여가 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왜 한국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는지 설명하기 위한 나의 시도이다. 혹 독자는 미국인, 그것도 북한학을 전공한 미국인이 남한의 현대사를 다루는 것은 당치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 자신도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한국 정치 진영 중 그 어느 쪽도 신경쓰지 않는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조금이라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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