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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관련 저서

함경도 어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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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손남순 | 출판사 : 에듀컨텐츠휴피아 | 출판일 : 2022.05.15
판매가 : 15,000

책 정보

돌아가신 엄마의 방을 정리하면서, “나의 인생 90년 일대기”라는 제목의 작은 공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공책을 열어 보니 안에는 엄마가 90세를 넘겨 살아오면서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절절한 인생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한국동란이 발발하고, 서울에서 아버지가 폭격을 맞아서 연락이 두절되고,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찾아서 엄마는 수없이 많은 시신의 가마니를 들쳐가며 아버지 생사를 확인하셨다는 이야기, 아버지가 제2국민병으로 징집되어서 참전하는 바람에 남한에 아무 연고도 없는 엄마와 아기를 오산에 사는 아버지 친구네 집에 맡기고 가셨다는 이야기, 그날 엄마는 아기를 등에 업고 오산 낯선 동네 어귀에서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없이 울었다는 이야기, 1·4 후퇴 때 기차 꼭대기에 올라타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며칠씩 묶여 있는 동안, 등에 업은 아기가 기저귀도 갈지 못하고 추위와 배고픔으로 이질에 걸려 설사만 계속했다는 이야기, 엄마 혼자서 임진강을 건너 월남하여 아버지를 용산구에서 만나셨다는 이야기, 그리고 고향에 계시는 우리 할머니, 큰아버지, 고모, 외할머니, 이모들에 대한 어린 시절 단편적인 기억들이 90세를 넘기신 노인의 필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확하고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아있었다. 어린 시절 추석이나 설날 명절, 혹은 결혼식 등 집안 행사 때마다, 함께 월남해 오신 몇 집 안 되는 친척분들이 모여 밤을 새워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나누시던, 우리들에게 익숙했던 그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 때면 나는 항상 엄마나 아버지 무릎을 베고 그 이야기들을 듣다가 잠이 들곤 하였다.
국토가 분단되고 6·25 전쟁이 발발한 지 어언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부모님 세대를 마지막으로 월남 가족 1세대의 많은 어르신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직도 이 지구상에 남아있는 분단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지우지 못하는 대한민국에서, 우리 남매들과 같은 월남가족 2세대들 또는 그 후손들에게 부모님들께서 자유 민주주의를 갈망하면서 월남하여 정착한 역사적 과정을 가감 없이 인식하는 데, 이 책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자 소개

대표작으로 『함경도 어마이』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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