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비확산의 국제정치와 한국의 핵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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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중앙일보 > 2022년 9월 5주 선정
한편, 에너지자원 빈국인 한국이 1973년 중동 발 오일쇼크에서 벗어나고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하에서 캐내는 에너지가 아닌 인간의 머리에서 캐내는 에너지”라고 불리는 원자력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박정희 정부가 원자력 발전 장기계획을 시작함으로써 한국에는 원자력 발전의 붐이 조성되었다. 박정희 이후 모든 대통령을 거치면서 한국의 원자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2016년에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2017년 등장한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을 감행하여 한국은 원자력대국의 꿈이 사라지고, 핵공학 연구생태계는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였다. 2022년 5월 등장한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원자력의 제2의 르네상스를 시도하고 있음은 국가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한국이 보편적인 국제핵비확산체제(NPT)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고, NPT에 가입하여 비핵정책과 핵의 이중성 중에서 평화적 원자력의 발전에 전념하면서도, 비핵화의 장점을 세계적으로 선양하고 국제적 연대를 형성함으로써 국가전략적 측면에서 국익을 챙겨오지 못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그리고 핵공학 측면에서도 원자력의 세부적인 기술의 연구와 개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부처 이기주의가 만연함을 보았다. 그래서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군사안보와 과학기술을 융합한 학제간 연구를 통해 NPT 모범 준수국으로서 누려야할 모든 국제적 과학기술적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국의 핵정책과 비확산의 국제정치”라는 연구 주제를 가지고 2015년 5월 한국연구재단에 우수학자 연구사업에 지원신청을 하여 선정이 되었다. 이 책은 지난 5년 간 연구를 종결 짓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서론에서 연구목적과 연구방법과 연구범위를 설명하고, 제1장에서 국제핵비확산 레짐의 기원과 전개과정, 핵무기 개발을 성공한 국가의 동기와 실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국가들의 동기와 실태, NPT의 국제레짐으로서 진화과정, 국제정치이론의 〈자율성과 안보의 교환효과〉이론을 확장하여 〈자주-핵확산〉 대 〈안보동맹-핵비확산〉의 4분면에서의 핵국 및 비핵국들의 전략적 선택의 비교 분포도, NPT의 국제레짐으로서의 건강성 평가와 도전 과제를 살펴본다.
제2장에서는 한국의 핵개발 정책의 기원과 전개, 포기에 이르기까지의 이슈와 한미 간의 협상과정,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의 규모의 변화와 미국의 대한반도 핵억제정책의 변화, 그리고 탈냉전과 주한미군의 전술핵 철수, 그 후속조치로서 등장한 한반도비핵화 정책의 기원과 진화과정, 북한의 핵무장과 핵위협에 대비한 한미 양국의 확장억제 개념의 등장,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관한 국민여론의 변화, 북한 핵시대에 한국의 비핵정책에 대한 도전과 과제를 살펴본다. 여기서 이루지 못한 박정희의 핵개발의 꿈을 미화함으로써 핵개발이 마치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신화 만들기가 있었고, 이 신화 만들기가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한국에 대한 불신 가중과 우리의 평화적 핵이용 정책 면에서도 국익 손실을 초래한 것을 발견한다.
이 장에 이어서 NPT체제와 북한 간의 상호작용, 북한의 핵개발 정책과 능력, 북한의 핵협상 전략의 변화, 남북한, 북미, 6자회담에서 핵협상의 교훈, 2018년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를 도출하여 이 책 속의 한 장으로 출판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됨에 따라 북핵에 대한 연구는 2018년 5월 『북한핵의 운명』(박영사, 2018년)이란 책으로 독립하여 출판하였다. 따라서 북핵연구는 본서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제3장에서는 한국의 평화적 원자력 발전정책의 기원과 진화과정, 자율성과 에너지의 상호관계를 살펴본다. 그리고 대미 원자력 협력에 있어서 성취사항과 한계를 살펴보고, 결론적으로 국가전체적 입장에서 군사안보와 과학기술의 융합적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협업을 통해 탈원전 운동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길을 발견하고자 노력하였다.
결론에서는 국제핵비확산체제와 한국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한국의 핵개발과 포기, 원자력발전에 있어서 한미 원자력 기술협력에서 나타난 국제정치적 군사전략적 과학기술적 측면의 장단점을 통합하여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밝힌다. 지금까지 각 세부분야에서는 한미 간의 협력을 잘 해왔지만, 모두 부분최적화에 머물러 있고,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각 세부분야를 통합하여 세계적 차원에서 비핵정책의 모델 국가로서 국익을 중장기적으로 확보하는 방법, 평화적 원자력의 모범 국가로서 문명국가의 위상을 떨치고 국제적 연대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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