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의 노래
책 정보
싸늘한 날씨에 흙담에 기대어 맨발로 햇볕을 쬐고 있는 사오 세 정도의 어린이,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밤하늘의 은하수, 횃불 들고 줄낚시하는 밤바다의 수십 명 어민들, 모두가 대한민국의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원산의 노래》는 약 20여 년 전, 북한 경수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진 당시의 이야기다. 북한에 세워질 원자력발전소 주변 반경 십여 km의 환경실태를 조사할 조사단으로서 북한을 다녀온 저자 유광우의 생생한 북한 체험기라 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갈라져 있지만, 결코 남이라 할 수 없는 남과 북. 어쩌면 우리의 가족이었을지도 모를 그들의 열악한 환경과 억압받는 현실에 개탄하며 원산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랑에 잠겨 든다.
그 아련한 노랫소리 안에서 선량하지만 어딘가 위축된 사람들로 가득한 이상한 나라, 우리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어쩌면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평행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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