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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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남북 교류가 꽉 막혀 있는 상태에서 ‘오늘의 북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거의 없다. 게다가 민간 교류마저 답보 상태인지라 전해 들을 수 있는 정보와 소식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기에 압록에서 두만까지 1376.5km(약 3,500리)를 경유한 8박 9일간의 국경 답사기인 『국경을 걷다』가 전해주는 생생한 정보는 참으로 귀하게 다가온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을 비롯한 북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답사 드림팀답게, 접경 지역을 통해 ‘오늘의 북한’의 모습이 어떠한지, 북한과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어떻게 교류하고 있는지, 남-북-중-일-러의 팽팽한 동북아 질서가 어떠한지를 꼼꼼하게 스케치한다.
북한의 ‘개혁개방’이 공공연하게 대외적으로 표방되고 있는 수많은 증거들,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허룽-룽징-옌지에서 떠올려보는 조선인 간도 이주의 슬픈 역사, 조선족자치주의 역사와 중국 내에서의 위상, 바다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팽팽한 긴장, 북한이 표방하는 ‘전환’이라는 용어에 담긴 북한의 본심 등이 답사 현장마다 풍성하게 담겨 있다. 아울러 중국 내 불법 북한 노동자 헤이공 얘기나 북한 여성의 법적ㆍ사회적 지위, 북한의 경제 성장 지표 및 사회 양극화 현상, 북한의 새로운 관광상품 등의 최신 정보를 팁 형식으로 덧붙였다. 일반인들로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 정보와 현장감 넘치는 섬세한 묘사가, 풍부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지금 북-중 접경 지역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은 오지인 변방에까지 이르고, 그러한 경제 성장의 물결이 북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과 도로, 철로 등의 건설 현장을 보면 앞으로 그곳을 오가게 될 차량과 물류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속도감과 활기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뭘까. 북-중의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지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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