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책 정보
북한을 떠난 후, 다시 희망을 찾기까지 6,935일의 기록!
“내 딸 수연이와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처음 작가를 만났을 때는 꽤나 상기된 표정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국에 출간한다는 생각에 대한 들뜸도 있었겠으나,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못내 걱정스러웠다고 그는 조심히 밝혔다. 북한. 누군가에게는 공포와 타도의 대상이,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의 공간이 되는 곳. 가깝지만 멀고, 하나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달라 상상으로도 그릴 수 없는 곳. 〈19년〉의 작가, 황선희는 북한에서 온 탈북자다. 24살, 그는 병든 아버지와 어린 여동생의 굶주림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결국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여동생에게 한 달 후에 만나자고 신신당부하며 꽁꽁 언 압록강을 건넜다. 그때만 해도 다시는 가족을 볼 수 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린 시절 평양에서의 짧은 기억을 시작으로 혹독했던 북한에서의 삶과 짐승처럼 하루하루를 버텨 내야 했던 중국에서의 삶을 담담하게 담아낸 〈19년〉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보통 소녀의 이야기 같아 더 시리고 아프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때 즈음 한 소녀의 처절했던 삶이, 딸을 위한 엄마의 애절함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딸이자 언니의 애통함이 이 계절을 채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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