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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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북한문학을 연구한다는 어느 대학원생이 인터뷰를 부탁한 적이 있다. 나의 첫 시집 『연장전』을 읽었다고 하면서 여러 질문을 하였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시를 쓸 때 어떤 점에 포인트를 주는가?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데 있다. 시를 읽으면 그림을 보듯 눈앞에 그 상황이 그려지기를 원한다.
인터뷰에서 말했듯 내 머릿속에 있는 사실을 그대로 묘사하려고 애쓰다 보니 시가 길어지는 경향이 많다. 아직도 시인으로서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많고 많은 가슴속 사연을 그대로 묵혀둘 수 없어 성숙하지 못한 걸 알지만 두 번째 시집을 내기로 결심하였다.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코로나19를 잘 버텨냈나 싶었는데 물가 폭등으로 사람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못하는 것 같다. 잠시 주춤하던 코로나도 다시 폭증한다는 소식을 매일 접한다. 가게 손님도 줄고, 배달주문도 줄고, 현상 유지나 하는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론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생각날 때마다 한두 줄씩 적어놓은 것들에 살을 붙이고, 옷을 입히고, 다듬어 두 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늘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허혜정 교수님 과 깨알 같은 가르침을 주시는 휘민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2022년 10월 이명애
목차
- 시인의 말 4
제1부
이탈자 12
10호 초소 14
통제구역 16
죽어가는 마을 18
무법자 20
강제집결소 22
21세기와 19세기 24
허기진 관복 26
뇌물 28
백주 강도 31
자력갱생 34
선군의 기수 36
화형 38
비전향장기수 40
맞불 44
드살 센 아줌마 46
제2부
현명하게 사는 법 50
잘했다 장하다 52
팔자를 앞지르다 54
축구 선수 57
돈 셀 줄만 알면 58
사기 방등 60
재산목록 1호 62
철부지 아홉 살 64
강냉이 두 짐 66
고문 68
공사장 식모 69
뇌막이 72
갯벌 74
100일 전투 76
삶은 배 78
장마당 바지 80
우리 마을 뒷산 82
제3부
신세계 86
선교사 88
청바지 92
이밥에 고깃국 93
공기밥 94
사투 96
전주 이씨 98
아파트에 사는 돼지 100
엄마의 소녀 시절 102
강성대국의 징표 104
설날 105
맞은편 집 106
평양 아리랑 108
효도 111
아버지의 유언장 114
개울 하나 사이 116
제4부
반갑습니다 120
감자탕 122
진실 124
통장 126
외래어 128
빨갱이가 뭐야 130
엄마 옷 132
여권 134
무료교육 의무교육 136
핫팩 138
전역 명령 140
아이언 마스크 142
미역국 144
선택적 함구증 146
드라마 천국 148
우리 동네 슈퍼맨 151
경계선 152
해설 | 시적 재현의 역사성과 경계인의 존재 증명 ㆍ 휘민 153
책 속으로
저 멀리 무산광산이 보이고
흙먼지 뒤집어쓴 버스
10호 초소 앞에 선다
사람들 모두 내리자
차단봉이 올라가고 빈 버스만 통과한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한 사람씩 증명서 검열을 받는 모습
독립운동가 잡으려고 혈안이 된
검문소를 방불케 한다
국경지역 공민증은 손에 들려줬지만
브로커의 도움은 여기까지다
간단한 북쪽 말투 연습은 했어도
진정시킬 수 없는 가슴
말을 시키면 어떡하지?
드디어 내 차례가 되고
공민증을 받아든 군인
공민증 사진과 내 얼굴을 대조해 보더니
군말 없이 돌려준다
후~~
긴 숨 가만히 뿜어내고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 들킬라
저만치 서 있는 버스에
빨리 뛰어가 타고 싶은데
꼿꼿이 앞만 바라보고
다리에 힘을 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10호 초소」 전문
허리띠 졸라가며 키워낸
영글지 못한 어린 씨앗
사람이 되려고
의무제가 아닌 군에 입대한다
신병대대에서 받은
새 군복 새 신발 새 배낭
제대를 앞둔 고참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규칙 아닌 원칙
고스란히 싹쓸이 당하고
낡아빠진 복장으로 단장한다
상관들이 빼돌린 군량미
장마당 쌀장사들 앞에 놓여 있고
봄날의 청춘들 시들시들 말라간다
앞 코숭이를 뚫고 나온 엄지발가락
툭 불거진 광대뼈
움푹 꺼진 눈
흉측하게 솟아오른 어깻죽지
총 한 자루나 건사할는지
그러나 비웃지 마시라
이들이 바로
위대한 선군의 기수들이다
-「선군의 기수」 전문
가게 앞은 2차선 도로
가게 뒤는 100평 남짓 텃밭
앞문 열면
폭염에 달아오른 열기 확확
숨이 턱턱 막힌다
뒷문 열면
옥수수 잎사귀 춤추는 소리
옷깃을 파고든다
가게 면적에 비교할 수 없는
남과 북의 한 줄 경계선
두 정상이 한 발씩 넘어갔다 넘어오듯
언제면 그 선 너머에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을까!
- 「경계선」 전문
출판사 서평
‘탈북’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익숙한 용어가 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듯하다. ‘탈북’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스란히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고, 또 그 점은 남북통일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같다. ‘탈북’이 바로 이런 지점에 있다는 것은 ‘탈북민’에 대한 인식 또한 여전히 낮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만 5천에 달하는 숫자, 신문이나 방송 등에 등장하는 적지 않은 탈북 소재 콘텐츠 등에도 불구하고 탈북, 탈북민을 역사적 전개과정에서 생겨나 우리 일상과 더불어 하는 현실적 실체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탈북민의 글쓰기는 거의 바로 이런 현실에서 출발한다. 탈북민은 탈북이라는 자신의 치명적인 체험에 대해 말할 뿐 아니라, 나아가 그 체험이 어디서 연유하는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탈북민의 글쓰기는 따라서 북한체체의 모순을 가장 실증적으로 드러내는 데로 나아간다. 이명애의 시가 바로 그렇다.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 이르러 탈북을 감행한 이명애는 북한 이탈에서 국내 입국에 이르는 사선(死線) 넘기의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한국 정착 이후에도 자유와 풍요가 무엇인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서 혼돈과 갈등에도 만만찮게 시달렸다. 고독과 그리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시간을 직시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은 북한체제의 현실을 모사하는 것으로써 글쓰기의 중심을 잡았다.
대학에서 문예창작 강의 수강을 거치며 시를 쓰고 다듬게 된 이명애는 첫 시집 『연장전』으로 탈북민 글쓰기, ‘탈북의 시’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이번 시집은 그 연장선에서 깊어지고 넓어졌다. 『연장전』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게 되면서 인권이 말살된 북한사회를 재현하고 그것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면, 이번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에서는 진솔한 체험 복원으로 그 현실에 대한 객관적 관찰을 유도한다. 이렇듯 철저한 주관성으로써 엄정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란 곧 문학작품으로서의 진정성 확보하는 과정이 된다. 얼핏 아주 평이한 서술체로 보이는 이명애의 시는 ‘탈북’에 그치지 않고 그 역사적 조건과 인간적 실존을 각성케 하는 힘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의 말〉
6.25전쟁, 남북분단으로 이어진 굴곡의 역사 속에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이슈들은 여전히 복잡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정체성 또한 변하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을 이탈해 사는 탈북민들은 오늘도 디아스포라의 비극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제3국에서 난민의 지위조차 얻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탈북민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우여곡절 끝에 입국해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탈북민들 또한 그 비극에서 자유로워진 상태라 할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남한을 선택했지만 그들이 여전히 경계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부침이 잦은 낯선 곳에서의 신산한 삶, 그 뿌리가 그들이 두고 온 북한에 있다.
이명애 시인은 2006년 입국해 대학에 다니면서 서서히 문학에 눈을 뜬 시인이다. 2020년 첫 시집 『연장전』을 냈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두 가지다. 이전과 달리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시들, 그리고 탈북과 이후 남한에서의 정착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 시집에는 탈향과 이산이라는 두 층위의 서사가 공존한다. 「이탈자」를 이 시집의 첫 시로, 「경계선」을 마지막 시로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명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를 이산(離散)의 아픔과 경계인으로서의 서사를 그린 디아스포라 문학의 관점에서 읽도록 이끌어준다. - 휘민(시인)
기본정보
ISBN | 9791192621029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0월 05일 | ||
쪽수 | 168쪽 | ||
크기 |
129 * 206
* 15
mm
/ 37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곰곰나루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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